1. 그래핀을 얻는 방법, 기계적 박리, CVD 합성, 화학적 박리
크고 고품질의 그래핀 얻기는 현재는 불가능... 한정된 분야에서 사용 가능 |
[문화뉴스 MHN 권성준기자] 그래핀은 현재 가장 각광받는 신소재 물질로 유명하다. 2004년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발견한 이후 수년간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2020년 현재는 그래핀을 이용한 사업 아이디어들이 등장해 투자자들의 관심도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용화가 멀었다고 평가받는 그래핀인 만큼 현재까지 발견된 그래핀의 물성이나 성질로는 구현이 불가능하거나 먼 미래에 가능한 아이디어들도 다수 존재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그래핀의 한계점을 파악한다면 보다 안전한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래핀이란 탄소 원자가 육각형 격자 형태로 배열되어 있는 물질로 한 겹의 탄소로만 이루어져 있어 2차원 물질로 분류된다. 그래핀은 의외로 먼 옛날부터 사용되어 왔는데 바로 흑연이 그래핀이 층층이 쌓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탄소는 4개의 원자가 전자를 가지기 때문에 공유 결합을 통해 육각형 구조를 형성한다. 이때 전자 한 개가 남게 되는데 이 남은 전자는 그래핀 판과 판 사이의 결합을 만들어 주기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흑연과 같은 층상 구조로 자연에서 나타난다.
그래핀의 한 겹 내부에선 시그마 결합으로 불리는 공유 결합을 하여 튼튼한 반면 판과 판 사이는 파이 결합으로 불리는 결합을 하는데 상대적으로 시그마 결합보다 결합력이 낮아서 쉽게 끊어진다. 이러한 성질로 인해 흑연은 종이에 문질렀을 때 파이 결합이 끊어져 종이에 흑연 판을 묻힐수 있어 필기구로 사용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그래핀의 생성은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정확하게 탄소 판 하나를 벗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었다. 흑연을 종이에 문지르더라도 정확하게 한 겹을 벗겨낼 만큼 섬세한 힘을 주는 것이 무리였었다.
가임과 노보셀로프는 반대의 아이디어를 내었다. 바로 흑연 덩어리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벗겨내어 그래핀을 한 겹 벗겨내는 것이다. 흑연을 떼어내는데 스카치테이프의 접착력만 사용된다. 스카치테이프와 맞닿은 그래핀에만 접착력이 작용하므로 정확하게 한 겹을 벗길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방법은 현존하는 방법 중 가장 순수한 그래핀을 얻는 방법이다.
이를 기계적 박리법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방법을 통해 가임과 노보셀로프는 스카치테이프에 붙어있는 흑연 가루가 그래핀임을 보였고 이들은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이 방법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스카치테이프에 그래핀을 붙이더라도 스카치테이프를 뜯어내는 과정에서 불균일한 힘이 가해진다. 이 때문에 뜯어진 흑연 가루 중 일부분만 그래핀이 나타난다. 어떤 곳은 2겹인 부분, 다른 부분은 3겹인 부분도 많이 나타난다.
그래서 마이크로미터 정도의 작은 크기의 그래핀만 얻을 수 있으며 매 작업마다 흑연 가루 중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그래핀인지 찾아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뜯어내는 과정에서 붙어 나오는 그래핀의 크기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크기와 형태를 제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제안된 다른 방법 중 하나로 CVD 합성법이 있다. 고온으로 탄소를 끓여서 기판 위에 탄소 증기를 뿌려줘 한 층의 그래핀을 얻는 방법인데 비교적 크고 많은 양의 그래핀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기판 표면의 굴곡 때문에 그래핀의 품질이 좋지 못하며 기술을 구현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구리 호일에 그래핀을 증착 시킨 다음 구리 호일을 녹여 다른 원하는 기판에 그래핀을 붙이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원하는 크기와 형태의 그래핀을 비교적 고품질로 형성할 수 있다.
출처: 미국 물리학회
마지막 방법은 화학적 박리법이 있다. 흑연을 산화시켜 산화 흑연으로 만든 다음 산소랑 결합한 형태의 그래핀 한 겹들로 쪼갠 뒤 환원시켜 산소를 제거하여 그래핀을 얻는 방법으로 그래핀의 대량 생산에 용이하다.
산화 흑연은 박리가 간단하지만 산소를 완벽하게 전부 뜯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생성된 그래핀의 품질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과 환원 과정에서 유독가스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지금까지 내용만 보더라도 그래핀을 생산하는 것 자체가 아직까지도 큰 난관으로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핀 형성 방법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한 겹의 2차원 물질을 크게 만든다는 것은 아직까진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현재 그래핀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는 작은 크기와 한정된 영역에만 그래핀을 요구하는 분야에서만 적용이 가능하며 그마저도 대량 생산이 쉽지 않고 고품질의 그래핀을 생산하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2. 철보다 200배 강한 물질... 순수한 그래핀 얻기 어려워
구리보다 100배 높은 전기 전도성... 반도체 소자로는 한계 |
21세기 가장 뜨거운 과학자들의 연구 분야 중 하나는 신소재 물질의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소재들이 과학적인 한계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로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세상은 더 새로운 물성을 가진 재료로 만든 새로운 첨단 기계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소재 중 가장 각광받았던 물질이 바로 그래핀이었다. 현대에는 그래핀을 상업에 활용하려고 시도할 만큼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상태다.
연구 과정에서 만능의 물질로 여겨졌던 그래핀도 여러 가지 한계점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번에는 그래핀 생성과 양산의 어려움에 대해 얘기했으면 이번에는 그래핀은 어떠한 물성적인 한계가 있는지 다뤄본다.
그래핀이 가장 먼저 각광받았던 이유는 완전한 2차원 물질이기 때문이다. 탄소 원자가 2차원 평면에 육각형 구조를 그리며 배열되는 형태를 가진 그래핀은 그 얇기가 아주 얇다. 탄소 원자 1개의 크기만큼의 두께만 가지기 때문이다.
탄소 원자는 전체 원소들 중 6번째로 크기가 작은 원소이다. 탄소보다 작은 원자는 탄소처럼 안정된 2차원 평면 물질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원자들의 결합 구조를 보면 탄소가 가장 얇고 안정된 2차원 물질을 형성할 수 있다.
심지어 이렇게 얇은데 실험되었던 물질 중 가장 강한 물질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강철의 200배의 강도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성질은 탄소 원자들끼리 같은 평면에서 시그마 결합이라는 강력한 공유 결합을 가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성질이다.
하지만 이 성질은 실제로 응용하기 상당히 어렵다. 그래핀이 강력한 물성을 나타내는 경우는 순수한 그래핀일 경우다. 제조 공정에서 불순물이 첨가되거나 한다면 불순물이 첨가된 곳을 기준으로 쉽사리 찢어진다.
얇다는 것이 이때 단점이 되는데 매우 얇은 만큼 한번 결함이 생긴다면 그 부분을 따라 쉽게 찢어진다. 더욱이 그래핀의 크기가 커질수록 불순물이 첨가될 확률은 높아진다. 현재의 기술로 만들어지는 그래핀은 강철보다 강하긴커녕 휴지보다 훨씬 쉽게 찢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래핀이 각광받았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그래핀 특유의 뛰어난 전기 전도성에 있다. 구리의 100배가량 뛰어난 전기 전도성을 보이는데 이는 그래핀의 띠 구조에서 기인하는 성질이다.
일반적으로 전도띠와 원자가띠 사이의 띠틈의 존재 유무로 절연체냐 금속이냐가 갈리게 된다. 하지만 그래핀은 전도띠와 원자가띠가 한 점에서 만난다. 이러한 띠 구조를 가지는 물질을 준금속이라고 부르며 금속과 절연체의 중간 정도의 성질을 보인다.
전도띠와 원자가띠가 만나는 점을 중심으로 위, 아래로 원뿔 구조를 형성하며 전도띠와 원자가띠로 연결되는데 이러한 에너지 분산 구조는 디랙 방정식을 따른다고 알려졌다. 재밌게도 디랙 방정식은 상대성 이론을 양자역학으로 바꾸면서 등장한 방정식이다.
이는 그래핀에서의 전자가 상대론적인 양자역학을 따르는 입자란 의미가 되는데 상대성 이론은 속도가 아주 빠른 물체에 적용되는 이론이다. 결과적으로 그래핀에서 전자는 상대성 이론의 효과가 나타나는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인다는 결과가 된다.
심지어 광속에 가까운 전자는 질량이 거의 0인 입자처럼 행동한다. 즉, 전자가 그래핀 내부에선 빛과 아주 유사하게 움직이려는 의미이다. 이는 그래핀의 뛰어난 전기 전도성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띠 구조가 그래핀이 반도체 소자로 적용될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반도체는 가해 주는 전압에 따라 전류가 흐르고 안 흐르고를 조절할 수 있고 이 성질을 이용해 1, 0 신호를 만들어 컴퓨터에 사용된다.
물론 뛰어난 전기 전도성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반도체 소자로서의 가능성이 희박할 뿐 차세대 전지에 사용되는 것에는 그 전망이 아주 밝은 편이다. 또한 얇기 때문에 대부분의 빛을 투과시켜 투명하면서도 전기가 잘 흐르는 투명 소자로의 개발도 현재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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