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운모산업 표준 이끄는 기술 주도형 기업
전세계 유일한 규모의 자동화 양산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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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신소재 제1공장 내부. 좌측 편에 원재료를 가득 담은 포대가 놓여있고 우측 편에는 합성운모 플레이크 포대가 쌓여있다.
"두두두두두" 고막을 때리는 듯한 굉음과 함께 비산먼지가 시야를 가렸다. 공장 내부 곳곳에는 20㎏쯤 되보이는 포대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마스크로 중무장한 근무자들은 굉음이 들려오는 곳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흡사 폐건물 해체 현장이 아닌가 착각을 일으킬 법한 이곳은 사실 글로벌 합성운모 시장 1위 업체 크리스탈신소재의 주력 생산 공장이다. 중국 장쑤성 장인시에 위치한 크리스탈신소재의 제1공장에서는 합성운모 플레이크를 생산한다. 연간 생산능력(CAPA)는 약 3만t으로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합성운모의 80% 가량이 바로 이 곳에서 생산된다. 합성운모 플레이크는 합성운모의 기초 형태로 이를 가공해 파우더, 테이프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운모는 자동차, 화장품, 전력, 제련, 가전제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활용되는 광물이다. 진주광택 안료, 절연자재, 내열자재 등 활용가치가 높아 계속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최대 생산국인 인도를 중심으로 천연운모를 채굴해 사용해 왔지만 환경규제에 따른 채굴 제약, 아동 노동력 착취, 중금속 등 유해성 논란 등으로 최근에는 합성운모가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합성운모 결정체. 이를 파쇄하면 합성운모 플레이크가 된다.
크리스탈신소재는 합성운모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전세계 유일의 합성운모 자동화 양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주광 원료 4대회사 머크(MERCK), 바스프(BASF), 에카르트(ECKART), 수다르샨(SUDARSHAN)를 비롯해 글로벌 화장품업체 시세이도 등에 합성운모 제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사실상 독과점 수준이다.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굳건히 하고 있다. 크리스탈신소재 제1공장의 첫 인상은 조금은 투박한 느낌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 공장은 가히 글로벌 합성운모 시장의 최전선을 이끌고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 공장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크리스탈신소재의 합성운모는 타 업체가 생산하는 합성운모와 비교해 순도와 백색도, 미세가공 등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불소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 함량은 대체 불가 수준이다.
크리스탈신소재가 개발한 자동 원재료 배합기. 자동으로 원료를 혼합해 전기로까지 투입한다.
전세계 유일의 합성운모 자동 양산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특히 강점이다. 실제 제1공장에는 대부분 자동화 양산설비가 갖춰져 있어 근무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허위에룬 크리스탈신소재 대표이사는 "자동 원재료 배합기, 자동 포장 설비 등 대부분의 공정에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근무자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합성운모의 원재료는 이산화규소, 불화칼륨, 융용마그네시아, 산화알루미늄, 탄산칼륨 등 5종류다. 5가지 원재료를 일정 비율로 배합해 전기로에서 이를 가열하고 냉각하면 합성운모 결정체가 생성된다. 이 원재료를 섞기 위해서는 당초 50여명의 인력이 필요했는데, 크리스탈신소재가 독자적으로 고안한 원재료 배합기를 도입해 현재 단 2명이 해당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 자동화 시스템의 단적인 예다.
크리스탈신소재 제1공장에 위치한 전기로. 가열과 냉각을 반복해 합성운모 결정체를 만든다.
원재료 배합기를 거쳐 잘 섞인 원재료들은 전기로(가마)에 투입돼 수백번의 가열 및 용해-온도 유지-냉각 작업을 반복한다. 가열·용해 최고 온도는 1750℃에 달하고 72시간의 용해시간과 240시간의 냉각시간을 거친다. 총 215회 프로세스를 진행한 뒤 해당 전기로를 해체해 합성운모 결정체를 파쇄하면 플레이크가 완성된다. 전기로 하나 당 약 15t의 합성운모가 생산되며 크리스탈신소재 제1공장에는 약 120개의 전기로가 설치돼 있다.
제1공장 2층에 위치한 통합 관제 시스템. 전기로의 상태를 관찰하고 통제할 수 있다.
공장 위층에는 각 전기로의 상태를 관찰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통합 관제 설비가 구비돼 있었다. 허위에룬 대표이사는 "합성운모 생산 기업 가운데 이 같은 첨단 설비를 갖춘 기업은 당사가 유일하다"면서 "실제 이 전사적자원관리(ERP) 장비 역시 우리가 직접 개발하고 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근무자들이 전기로를 해체한 뒤 핸드브레이커를 사용해 합성운모를 파쇄하고 있다.
전기로를 파쇄하는 데는 사람의 손길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공장 내 해체장에만 근무자들이 몰린다. 약 30명의 근무자들은 직접 핸드브레이커를 사용해 전기로를 해체한다. 한켠에서는 파쇄한 플레이크를 수거해 자동 포장 설비에 보내고 있었고 또 다른 쪽에서는 해체한 전기로를 다시 조립하고 있었다. 이렇게 제1공장에서는 연간 3만t의 합성운모 플레이크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제1공장 설비 업그레이드 및 신공장 설립을 통해 플레이크 연간 생산량을 6만t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크리스탈신소재가 직접 개발한 자동 포장 설비.
제1공장에서 차량으로 약 15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는 합성운모 파우더를 생산하는 구(舊)공장이 위치해 있다. 구공장은 지난 2003년 크리스탈신소재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곳이기도 한데, 현재의 제1공장 쪽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공장을 개조해 파우더만 전담 생산하고 있다.
크리스탈신소재 구공장 전경.
구공장 안에 들어서니 희멀건한 액체를 가득 담은 대형 욕조가 보였다. 근무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아 약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도 자아냈다. 크리스탈신소재 구공장장은 "최근 2000t 규모의 증설을 진행 중인데 아직 장비가 모두 들어오지 않아 공장이 풀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크리스탈신소재 구공장 내 구비된 각종 설비들.
합성운모 파우더는 합성운모 플레이크를 녹여서 생산한다. 주로 자동차 도료, 색조 화장품, 인테리어 도료 등 펄 안료에 쓰인다. 생산은 수력파쇄-압착-연마-침전-세척-건조 등 총 6단계를 거치는데, 일단 제1공장에서 제작한 합성운모 플레이크를 가져와 물의 압력을 활용해 부수는 것이 첫 단계다.
합성운모 파우더 생산 과정 중 수력파쇄와 압착 과정을 거친 상태. 지점토와 형태가 유사하다.
플레이크를 수력파쇄하면 진흙과 같은 모습으로 변한다. 이를 압착하면 지점토와 같은 형태가 된다. 다시 이를 연마한 뒤 입자 크기 별로 분산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파우더마다 입자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연마 기술이 부족해 비교적 입자가 큰 파우더만 생산이 가능했지만 꾸준히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이제는 미세한 입자 생산도 가능해졌다.
합성운모 파우더 세척 과정. 자력을 활용해 금속 산화물을 걸러낸다.
이후 불순물을 걸러내는 침전·세척 과정을 반복한다. 입자 크기에 따라 4-24-48, 6-30-12 시간 등의 침전 과정을 반복하면서 금속 산화물 등 불순물을 제거하고 건조함으로써 파우더 생산 과정이 마무리된다. 현재 구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6000t 수준이며, 증설을 완료하면 총 8000t까지 늘어난다.
크리스탈신소재 제3공장에서 합성운모 테이프를 생산하는 모습.
구공장 인근에 위치한 제2공장에서는 합성운모 테이프와 천연운모 테이프를 생산한다. "마스크를 절대 벗지 마세요." 공장에 들어가기 전 회사 관계자가 마스크를 건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화학 약품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건강에 유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운모 테이프는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야다. 고급 절연재료 및 내열자재, 가전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점차 시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크리스탈신소재 제3공장 전경. 좌측에 보이는 설비가 건조기다.
특이한 점은 테이프의 경우 합성운모와 천연운모를 모두 다룬다는 점이었다. 천연운모는 합성운모 대비 저렴하긴 하지만 내열성이 떨어지고 백색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화학반응 등에도 쉽게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크리스탈신소재는 합성운모만을 취급하고 있다. 크리스탈신소재 제2공장장은 "고객사 요구에 따라 합성운모 테이프를 공급하기도 하고 천연운모 테이프를 공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천연운모 관련 제품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천연운모는 타 업체로부터 구매해서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사의 요구에 맞게 운모 테이프의 길이와 너비를 조정하는 모습.
운모 테이프는 먼저 천 재질의 운모지에 운모 파우더를 칠해 코팅해야 한다. 이후 화학 약품 처리를 한 뒤 약 50m 가량의 건조기를 거쳐 건조 작업을 진행한다. 다음으로 팽팽하게 당겨 장력을 더하고, 고객사에 요구에 맞춰 크기나 길이를 조정한 뒤 납품한다. 회사는 지난해 한차례 증설(3400→8000t)을 마쳤으며 시장 동향에 따라 추가 증설을 고려할 방침이다.
크리스탈신소재 본사 옆에 위치한 제3공장(신공장). 현재 비전페임에 임대한 상태다.
크리스탈신소재 본사 바로 옆에 위치한 신공장인 제3공장은 현재 비전페임(Vision Fame)의 자회사 탄곡과기가 임대해 쓰고 있다. 비전페임은 크리스탈신소재의 전 최대주주가 보유한 그래핀 생산 기업이다. 크리스탈신소재는 비전페임과 협력해 그래핀 방부도료 등 그래핀 응용산업에 진출할 방침이다. [중국 장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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