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 공동 설립자, 최근 포브스와 인터뷰 진행
피카(Pika)가 인공지능(AI) 기반 동영상 편집 앱을 출시했다. 피카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동영상 생성·편집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회사를 설립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5,500만 달러(한화 약 715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날로 치열해지는 AI 정글 속에서 이처럼 단기간에 무서운 속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피카의 저력은 무엇일까?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 작은 신생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했다.
피카는 스탠퍼드대학교 인공지능연구소의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데미 구오(Demi Guo)와 첸린 멩(Chenlin Meng)이 학교를 중퇴하고 공동 창업한 회사다. 피카의 최고경영자(CEO)인 데미 구오는 시를 좋아하고 글 창작에 관심이 많은 문학소녀였다. 그리고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기술경영자(CTO)인 첸린 멩은 애니메이터가 되기를 꿈꿨다. 이 두 사람이 피카 설립을 위해 의기투합하게 된 사연이 궁금하다.
두 명의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생, 학교 때려치고 창업에 뛰어들다!
지난 겨울 데미 구오는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 박사과정반 친구들 몇 명과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해 영화를 제작하는 데 겨울방학을 보냈다. AI 동영상 생성·편집 분야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스타트업 런웨이(Runway)가 개최한 첫 번째 'AI 영화제(AI Film Festival)'에 출품할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최우수상작으로 선정되면 1만 달러의 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구오와 친구들은 자신만만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결국 최고상은 전문적인 창작자 팀에게 돌아갔다. 구오는 "우리는 가장 기술적인 팀이었지만 영화 제작을 위해 정말 고군분투했다"면서 큰 좌절감을 맛본 당시를 회상했다. 구오 팀은 직접 영상을 제작하는 동안 런웨이나 어도비 포토샵과 같은 도구들을 사용하는 데 몇 시간씩 쏟아부으면서 매우 번거로운 작업이라고 느꼈다.
이에 지난 4월 구오는 동료 박사과정생인 첸린 멩과 함께 사용하기 쉬운 AI 영상 생성기를 만들어보고자 학교를 중퇴하고 '피카'를 설립, 창업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피카는 약 50만 명의 사용자를 불러모아, 이제 피카의 소프트웨어로 매주 수백만 개의 새로운 동영상이 생성될 만큼 성장했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무기이자 가장 큰 강점은 스피드다. 피카는 내가 본 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팀이다."
피카에 대한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은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4명이 몸담고 있는 이 작은 스타트업은 세 차례에 걸친 펀딩 라운드에서 5,5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불과 반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냇 프리드먼(Nat Friedman) 전 깃허브 CEO를 비롯해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피카 랩스의 가치는 2억 달러에서 3억 달러 사이로 평가되고 있다.
2021년 깃허브를 떠난 후 AI 분야의 선두적인 개인 투자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냇 프리드먼은 지난 4월 피카에 처음 투자했다. 그는 구오와 멩이 단일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사용해 대충 만들어낸 초기 데모 버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프리드먼은 투자자 다니엘 그로스(Daniel Gross)와 함께 안드로메다(Andromeda)라고 불리는 2,500개 이상의 GPU 클러스터를 구축해 이들이 투자하는 스타트업이 안드로메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피카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오픈AI의 텍스트 기반 GPT-4나 미드저니의 이미지 기반 모델과 유사한 수준의 동영상 AI 모델을 구축하려는 피카의 노력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초창기에 피카는 애니메이션을 생성하는 데에만 집중했다. 구오와 멩은 런웨이·스태빌리티 AI(Stability AI)와 같은 자금력이 더 좋은 회사들이 이미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적인 AI 영상 생성 시장 선점은 어려울 것이라고 프리드먼에게 말했다. 게다가 크리에이티브 스위트(Creative Suite)에 AI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어도비라는 거대한 경쟁자도 있었다.
하지만 피카의 빠른 발전 속도는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일담이다. 어느 여름날 오후 프리드먼은 동영상에 텍스트를 삽입하는 방법을 추가해보면 어떨지 제안했다. 그리고 나서 새벽 3시에 자신이 말한 기능이 준비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처음 충격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곧 이처럼 휘몰아치는 페이스(속도)가 이 팀만의 특징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이는 프리드먼의 다음 투자를 부르는 피카 팀의 저력을 보여준 일화이기도 하다.
지난 9월 피카에 투자한 라이트스피드 파트너 마이클 미그나노(Michael Mignano)도 "스타트업의 가장 큰 무기이자 가장 큰 강점은 스피드"라며 "솔직히 피카는 내가 본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두 창업자는 프리드먼에게 사실적인 영상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한 지 몇 주도 지나지 않아 이를 해냈다. 그리고 11월 초 미그나노가 웹 앱에 대한 아이디어를 꺼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의 AI 동영상 툴은 나와 첸린과 같은 사람들, 평범한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다."
데미 구오 CEO는 "우리는 동영상 제작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다"며 "고품질의 좋은 영상을 만드는 건 여전히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피카의 동영상 생성 도구는 음성·영상·텍스트 기반 메신저 서비스 앱인 디스코드(Discord)를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대화창에 '해질녘 해변을 걷는 로봇'과 같은 텍스트를 입력하면 AI로 생성된 동영상을 답장으로 받는 식이었다.
최근 피카는 디스코드 앱에서의 경험을 웹에서도 구현했다. 생성형 AI 모델을 기반으로 텍스트 입력을 통해 3D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스타일의 영상을 생성하고 편집할 수 있는 '피카 1.0(Pika 1.0)'을 선보였다. 간단한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고품질의 동영상을 만들어 손쉽게 편집할 수 있는 웹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영상 속 사람의 의상을 바꾸는 등 AI를 사용해 내용을 편집할 수 있다. 앞서 예로 든 영상에서 해변을 걷는 로봇에 선글라스를 씌울 수 있다는 것.
피카는 프리드먼의 안드로메다 클러스터와 다른 클라우드 제공 업체에서 몇 백 개의 GPU를 빌려 이번 AI 모델의 새로운 버전을 구축하는 데 사용했다. 더 나은 모델로 개선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손보고, 값비싼 지적재산권(IP) 소송으로 다른 경쟁사들의 발목을 잡았던 저작권 있는 자료들을 필터링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구오 CEO는 새로운 자금 지원 덕에 내년에는 엔지니어와 연구원을 위주로 피카 팀원을 약 2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피카의 제품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구오는 향후 언젠가는 비용을 지불할수록 더 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차등적인 계층화된 구독 모델을 도입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 제품 수익화는 아직 중요한 우선 순위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는 피카를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구오는 "우리는 (전문적인) 영화 제작을 위한 제품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면서 "그보다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1년 전 피카와 같은 도구가 있었다면 우리 스탠퍼드 팀이 AI 영화제에서 어쩌면 이길 가능성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며 "분명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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